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요즘 본 영화와 책

지울자리 2023. 7. 21. 00:12

오로지 남편의 취향으로 보게 된 '플래시'와 '인디아나 존스'. 

전혀 다른 내용의 두 영화인데 나는 둘 다 작별인사 하는 기분으로 보았다. 솔직히 '플래시'가 더 좋았는데 ㅎㅎㅎㅎ 왜냐하면 내가 좋아하는 배트맨이 나왔기 때문.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히어로인데 어렸을 때 봤던 배트맨 1, 2 때문에 좋아한 것이라 내게는 마이클 키튼만이 진정한 배트맨이었다. 나이가 든 모습이어도 다시 보니 좋았다. 이제는 이렇게 볼 수 없을 거야, 라고 말하는 듯이 배트맨이 죽는 엔딩을 보면서 작별인사 하는 기분이었다. 슬프기 보다는 인사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느낌이었다. 배트맨 2 이후로 갑자기 감독도 바뀌고 주인공도 바뀌어서 좀 화가 났었는데, 작별인사를 할 기회가 생겨서 너무 좋았다. 나이가 들어도 나에게는 최고의 배트맨이었다. 아마 나와 같은 기분으로 '플래시'를 보았을 누군가가 있었을 것이다. 

남편에게는 '인디아나 존스'가 그랬던 것 같다. 쿠키 영상도 없는데 주제곡이 흐르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에도 자리를 지키고 앉아서 계속 보고 있었다. 내가 가자고 보채서 마지막 엔딩까지 보지는 못했지만... 지금 생각하니 미안하다. 주제곡이 나오자 어렸을 때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였다고, 추억에 젖어서 말하는 눈이 반짝반짝 빛났었다. 

요새 읽었던 책 제목은 '너를 닮은 사람'이었다. 드라마를 먼저 보고 너무 인상이 강렬해서 원작은 어떨까 궁금해서 도서관에서 빌려봤다. 뼈대는 같으나 드라마가 더 많이 풍부한 느낌. 그도 그럴 것이 책 한 권 중 몇 페이지만 차지한 단편이었다.

드라마에 나오는 '서우재'  캐릭터가 너무 이해가 가지 않아서 책까지 파 보았는데 정작 원작을 쓴 작가의 성향은 전혀 다른 것이라 기이했다. 버림받은 것인 줄 알고서도 또 같은 사람을 계속 좋아하는 게 광기로 느껴질 만큼, 누군가 '불나방'이라고 표현하던데 딱 그런 캐릭터가 신기했다. 나는 절대 그러지 않을 것 같아서, 그럴 수 없을 것 같아서 더 궁금하고 알고 싶었다. 이해하고 싶다기 보다는 왜 저러는 걸까. ㅎㅎㅎㅎ

그런데 아마 회사의 누군가도 날 보며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.

쟤는 왜 저럴까. 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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